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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박승훈 회원(인텔리코리아 대표)] SW개발 20년 외길 인텔리코리아, '토종캐드시대' 열어

2012-01-30 16:55:35
관리자

[G밸리 24시]SW개발 20년 외길 인텔리코리아, '토종캐드시대' 열어

1999년 캐디안 출시 오토캐드와 경쟁…2010년 공공기관 점유율 50% 넘어

최종수정시간 : 2012-01-27 11:59

1970년대 건축설계사들은 제도 작업용 기계 위에 삼각자, 콤파스 등을 올려놓고 설계 작업을 했다. 그러다 1982년 미국 오토데스크가 건축, 전기, 설비 등의 컴퓨터용 캐드 프로그램인 AutoCAD(오토캐드)를 출시하면서 설계시장 판도는 뒤집혔다. 오토캐드는 경쟁 제품의 시장 진입을 원천 봉쇄하며 전 세계 시장을 독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종 캐드를 개발해 외산 오토캐드에 도전장을 낸 중소기업이 있다. 20년 이상 외길을 걸어온 인텔리코리아는 국산 캐드 ‘CADian(캐디안)’ 개발 이후 기술력,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며 소프트웨어(SW) 국산화 선도에 앞장서고 있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는 토종 캐드 캐디안을 통해 SW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 오토캐드 비켜라, 국산 캐드 나간다= 인텔리코리아는 1999년 오토캐드를 대체할 캐디안을 시장에 선보였다. 캐드 프로그램의 경우 국내 기술이 전무해 그동안 엄청난 로열티를 지불하며 수입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오토캐드에 맞서 다양한 국산 캐드가 출시됐지만 몇년이 안돼 모두 시장에서 사라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벌어졌다.

오토캐드의 유일한 대안으로 출시된 캐디안이 굳건히 자리매김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오토캐드로 설계한 파일이 캐디안과 호환이 가능하다. 사용명령어, 단축키가 오토캐드와 98% 동일할 뿐 아니라 화면구성도 오토캐드와 거의 유사하다. 이에 오토캐드에 익숙한 기술자는 캐디안을 배우기 위한 별도의 시간투자가 필요 없다.

또 건축, 토목, 인테리어, 전기, 플랜트, 기계, 금형, 전개도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특히 결정적인 강점은 가격경쟁력이다. 2010년 기준 오토캐드 가격(약 480만원) 대비 캐디안 가격은 거의 5분의 1(약 90만원)도 안되는 수준이다.

박승훈 인텔리코리아 대표는 이러한 강점을 내세우며 캐디안이 정부 조달품목으로 등록된 이래 10년 이상 공공기관 시장을 개척해 왔다. 그 결과 지난 2010년 8월 서울시청, 농수산물공사,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메트로, 한국석유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관 기준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섰다.

박 대표는 “초기 2년간 조달시장 점유율 0%라는 절망적 시기에서 50%에 이르기까지 무려 11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 캐디안 무료배포…이익보다 사회공헌= 인텔리코리아는 캐디안 출시 당시 자사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무료 공급을 통해 국산 SW 확산에도 나섰다.

1999년 말부터 2000년 초까지 전국 350여개 공고와 전문대에 125억원 상당의 국산캐드를 무상 기증했다. 또 전국 21개 기능대학에 4150개의 카피프로그램도 무료 제공했다.

박 대표는 “당시 관련 업계 인력을 양성하고 산업성장의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 학교와 기능대학 등에 SW를 기증했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설계와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충분히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워진 건축사사무소에 8800만원 상당의 국산캐드를 기증했다. 같은 해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 기간 중에 사용기간 제한이 없는 캐디안 평가판을 무상으로 배포하기도 했다.

인텔리코리아의 캐디안 기증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상업용 캐디안과 동일한 제품을 가정에도 무료 배포했다. 또 가정용 제품 CD와 매뉴얼을 택배로 신청할 경우 교재 및 택배비용의 10%는 소년소녀 가장 돕기와 장애인 재활 지원에 기부했다.

▲뉴델리 인접한 Noida City에 위치한 인도연구소는 2004년 6월 설립됐다. 연구원은 총 28명으로 Engine 개발자와 QA 개발자로 구성돼 있다.

◇ 국내외 시장 모두 석권=인텔리코리아가 국산 캐드 확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이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캐디안을 접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KT, 두산개발, KCC건설, LIG건설 외에도 전국 3200여 건축설계사무소가 모두 인텔리코리아 고객사들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해외시장 진출과 함께 해외시장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은 사례도 있다. 지난 2009년 인텔리코리아는 캐디안 기반으로 삼성전자 시스템에어콘 장비선정 시스템 ‘DVM-Pro’를 개발해 해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DVM-Pro는 8시간 이상의 복잡한 설계업무를 단 40여분 만에 처리가 가능하다. 또 시스템에어콘 초기 견적에서부터 시뮬레이션, 설치 및 유지보수까지의 전 과정을 자동화했다.

이처럼 인텔리코리아는 토종 캐드 국산화를 통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해외시장도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

현재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노르웨이, 미국, 브라질, 독립국가연합(CIS) 등을 포함한 129개국에 현지화 된 언어(14개 국어)로 캐디안을 수출하고 있다.

캐디안을 통한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00년 토종 캐드 개발로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 수출 부문으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2003년 수출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2004년에는 국제 기술규격 ISO 9001 인증, 이듬해 정부의 신기술(NEP) 인증을 획득했다.

박 대표는 “향후 건설 분야의 신성장 동력은 캐드에서 빌딩정보모델링(BIM) 설계로 바뀔 것”이라며 “인텔리코리아 역시 BIM SW 개발을 준비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한 2020년 매출액 목표는 1800억(내수 900억, 수출 900)원”이라고 말했다.

하유미 기자(jscs508@etoday.co.kr)